기능성 소화불량의 한방치료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위장소화내과

교수 김진성

윗배가 자주 쓰리거나 아프고, 조금만 먹어도 더부룩한 증상이 나타하면 위에 탈이 난 모양이라 짐작케 된다. 한두 번 소화제를 먹어보다가 차도가 없거나 잦은 재발에 염려스런 마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큰맘 먹고 찾은 내과 선생님의 권유로 내시경을 받아 본 결과에 마음이 놓인다.

“위는 깨끗합니다. 가벼운 염증이 있지만 치료할 정도는 아니예요”

이런 긍정적인 결과이후에도 수개월 동안 소화불량증이 지속되고, 점점 증상이 심해지게 되면 큰 병원을 찾게 되고 결국은 ‘기능성 소화불량증’이란 진단을 듣게 된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상복부에서 나타나는 통증이나 화끈거림, 조금만 먹어도 그득한 느낌 등이 6개월 이상 활동적으로 지속되거나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이 증상을 일으킬 만한 질환이 내시경을 포함한 적절한 검사상에도 나타나지 않을 때 진단하게 된다. 그 발생은 위내용물의 배출이 지연되고, 식후 긴장된 위가 이완되지 않거나, 위의 전기적 활성도에 이상이 있거나, 위팽창에 대하여 과민하게 반응하여 나타나는 등 다양한 원인들이 거론된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에 대한 한방 진단의 특성을 확인하는 임상연구에서도 특정한 진단유형이 많이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2009년 5월부터 2010년 8월까지 임상연구 모집공고를 통하여 경희대학교 한방병원과 경희대학교 강동한방병원 2기관에서 진행한 '기능성 소화불량증에 대한 반하사심탕의 효능 연구 : 무작위 배정, 이중 맹검, 위약 대조군, 2기관 임상연구'에서 연구목적에 동의한 분석대상자 97명의 환자 중 남녀비율은 1:1.1이였으며, 연령대 분포는 40-50대가 주류를 이루었다. 특히 한방진단유형에 관련해서는 ‘비허담습형’이라는 위장의 운동기능이 저하되고 담음과 같은 유해한 물질의 정체가 관련된 진단유형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진료실에서 이러한 만성적인 소화불량 환자들을 대하다 보면 몇 가지 특징적인 사항을 찾을 수 있다. 첫째, 윗배가 답답한 느낌이 지속되고 조금만 먹어도 금새 배가 불러오므로 위가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고 호소한다. 어떤 경우에는 내시경 검사를 받은 곳에서 ‘위가 늘어져 있다’는 애기를 들었다고 한다.

둘째,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거나 본디 신경이 예민한 경우가 많다. 조금만 신경써도 체기가 심해진다고 하소연한다.

셋째, 오랜 기간 고생하여 체중이 줄고, 더불어 기운이 없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세장형이라고 하여 오목가슴부위가 좁고 배에서 출렁이는 듯한 소리도 자주 들린다.

그러므로 한방에서는 이러한 특징적인 임상양상을 참고하여 세분화된 치료를 하게 된다. 비위기능이 약해져서 위가 잘 움직이지 않는 경우에는 비위의 운동기능을 보강해주고, 정신적인 인자로 위장의 움직임이 방해받아 리듬이 깨져 있을 경우에는 울결된 기운을 풀어주며, 위에 담음이나 식적과 같은 해로운 물질이 쌓여 있을 경우에는 이를 풀어주는 치료를 주로 적용하는 것이다.

1) 한약

다양한 증상 유형과 체질적 소인에 따라 세분화된 한약이 적용된다. 이 중에서도 기본적으로 활용되는 것이 ‘내소화중탕과립’이다. 주로 체한것을 내리거나 위장운동을 촉진하고, 소화액의 분비를 돕는 작용이 있다. 1회 복용양이 3g으로 입안에 털어 넣고 물을 마시면서 삼키면 되므로 복용과 휴대가 편리한 제형으로 개발되어 있다.

2) 침치료 및 향기호흡요법

전통적인 침치료를 적용하여 위장의 운동기능과 리듬을 회복시킨다. 더불어 심신의 안정과 기운의 소통을 돕기 위하여 아로마 향을 선택적으로 적용하여 호흡법과 함께 실시한다.

3) 경락신경 자극술

전통적인 침치료와 동시에 경락의 특정부위에 일련의 짧은 폭의 전기자극을 반복하여 신경에 자극을 가하는 치료방법이다. 위에서 발생하는 서파를 정상화하고, 위 수축 활성도나 운동성을 향상시켜며, 위 배출 능력을 보강하는 작용을 나타낸다. 이러한 경락신경 자극술은 위를 직접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팔과 다리에 전기 침의 형태로 적용된다.

4) 왕뜸요법

복부의 경락상의 특정 부위에 간접적인 뜸치료를 시행하여 위장의 운동기능을 돕고, 냉기를 제거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물론 화상을 입지 않고 온열작용이 전달되도록 안전하게 시행된다.

5) 위장 고주파 온열마사지

따듯한 온열작용이 복부의 심부에 전달될 수 있도록 고주파 치료기를 이용하여 복부의 주요 경혈 및 특정 이상반응 부위에 마사지를 시행한다. 위장의 활동성을 높여주고, 복부의 긴장부위를 풀어주며, 복부의 냉기를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6) 기공요법

몸과 마음의 안정을 통해 기혈순환을 돕고 위를 비롯한 장부의 기능을 조절하는 보조요법으로 시행한다. 주 2회 1시간 가량의 정기적인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직접 체험하여 배우는 프로그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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