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구취
“우리 아이 입에서 냄새가 심해요”
아이의 손을 이끌고 진료실을 찾는 어머니를 종종 대하게 된다. 입냄새를 상담하는 근심어린 어머니의 표정과는 달리 아이의 해맑은 표정은 천진난만한 모습 그대로이다.
건강한 아이의 입냄새는 대부분 입안에 원인이 있는 경우로 입안의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서 발생한다. 즉, 성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입안에 쌓여있는 음식물의 찌꺼기, 침, 떨어져 나온 세포 등이 이빨사이, 혀의 울퉁불퉁한 유두조직 및 잇몸 등에 달라붙어 세균과 반응하여 휘발성의 냄새물질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랫동안 음식을 먹지 않거나 물을 먹지 않은 경우에는 입안을 세척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져 입냄새가 더 심해지게 된다.
하지만 아이의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 깊은 감별이 필요하다. 아이에게 흔한 입냄새의 원인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① 입안 또는 편도의 염증과 같은 이상이 있는 경우
② 감기, 비염, 축농증과 같은 호흡기 질환이 있는 경우
③ 식도나 위장과 같은 소화기에 문제가 생긴 경우
④ 설사로 인한 탈수나 당뇨, 간신질환 등의 전신적 원인
이 가운데 첫째와 두 번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입안에 문제가 있는 경우로 흔한 것은 충치가 있거나 잇몸이 부은 경우로 유아의 경우 우유병을 오래 빨거나, 밤에 우유병을 빨면서 잠들거나, 자기 전에 꼭 우유를 먹여서 재우는 경우 등이 충치가 생기기 쉽다. 그리고 아이들 입안에 구내염이나 편도선염이 있어도 냄새가 날 수 있으므로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또, 호흡기 질환으로는 감기가 걸려서 코가 막히거나 코가 뒤로 넘어가게 되면 입냄새가 나타나게 된다. 또한 아이들이 코가 막혀서 입을 벌리고 숨을 쉬게 되면 입안이 건조해지므로 입냄새가 더 심해지기도 한다. 비염이나 축농증이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주요한 입냄새의 원인이 된다. 특히 이 경우 코와 관련된 증상은 만성적인 경과를 보여 입냄새의 원인에서 간과하는 경우도 생기므로 유의하여야 한다. 이렇듯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는 소아의 입냄새는 코나 부비동과 관련된 발생원인의 가능성을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한 예로 Amir와 동료는 24명의 소아 구취환자들을 대상으로 관능적 평가(구강전체, 혀, 코 등), 황화합물 측정 및 미생물학적 검사(Oratest와 BANA), 치태지수 및 구강검진(DMFT) 등을 실시하여 관련 인자들의 상관성을 살펴본 결과, 코와 입 냄새의 상관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소아에 있어 후비루(postnasal drip)가 주요한 입냄새의 원인이라고 했다. 그밖에 소화기질환이나 전신적인 문제로 입냄새가 날 수 있으므로 관련된 증상을 종합하여 정확한 감별진단을 해야 한다.
아이의 입에서 입냄새가 날 경우 엄마가 가장 먼저 할 일은 당연히 구강위생에 신경 쓰는 일이다. 아이가 이를 자주 닦게 유도하고, 유아의 경우는 우유나 이유식 후에 물을 충분히 먹이는 것이 좋다. 물론 감기나 비염 등의 관련 질환이 있을 경우는 이에 대한 치료를 먼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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