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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2-24 08:24
구취는 속에 열이 있어서 발생하나?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8,989  

 구취는 위열(胃熱)때문에 발생하는가?


  언젠가 국내의 한 포털 싸이트에서 ‘영화속 키스씬 명장면 베스트 10’이라 이름하에 누리꾼들의 기호도를 조사하는 것을 본 일이 있다. 웹페이지에 실려있는 남녀 주인공들의 입마춤 장면을 담은 영화의 스틸사진가운데 고전 영화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포스터가 상위순위에 랭크된 것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던 기억이다.

  이러한 때론 정열적이고 때론 달콤하게 느껴지는 입마춤을 꺼려하는 이유가 입냄새때문이라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겠는가? 사실 입냄새는 일반적인 상태에서도 어느 정도 감지될 수 있는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구취환자의 경우에는 구취가 이성교제에 치명적인 상처로 작용하게 되어 이성뿐만 아니라 대인관계를 기피하는 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누구나 종종 입에서 냄새가 난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유난히 냄새를 유발하는 음식을 먹거나 입안이 청결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아침에 잠에서 깨어난 직 후나 배고픈 상태가 일정시간 지속된 경우에서는 생리적 이유로 입에서 냄새가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구취의 정도가 심한 상태나 지속적으로 냄새를 의식하게 될 때는 말 못할 고민거리가 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중년과 노년 인구의 약 50%는 생리적 원인으로 인하여 아침에 일어나면 심한 입냄새를 풍기게 된다. 또한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입냄새가 잘 나게 되는데, 이것은 주로 잇몸에 염증이 잘 생기고, 치아상태가 불량해져 음식물이 잘 끼게 되며, 침샘기능이 저하되어 입안이 건조해지는 것 등과 관련되어 나타난다. 한 연구에서는 전체 인구의 약 1/4정도가 구취가 있는 것으로 추산하기도 한다.

  앞서 말한데로 구취는 단순히 자신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대인관계에 있어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입냄새 때문에 상대방이 불쾌하게 여길 것 같아 자신있게 대화하지 못하고, 직장인들의 대인관계, 이성간의 교제나 결혼, 부부생활 등에 장애를 유발하게 된다. 단적인 예로 입맞춤을 들 수 있다. 구취를 의식하는 순간 이런 입맞춤의 달콤함을 함께 나누기도 어렵게 만들며, 심한 경우 대인 기피증을 초래할 만큼 사회생활에 큰 지장을 주게 된다.

구취로 고민하는 사람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다양한 의료기관을 찾았던 경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치과는 물론이고 이비인후과, 내과, 한의원을 찾게 되고, 인터넷을 통하여 외국산의 무슨 가글제나 치약을 구입하여 써보기도 한다. 이 가운데 한방치료를 받았던 사람들은 구취의 원인이 위열(胃熱)과 관련되어 있다는 설명을 듣는 경우도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을 비롯한 한의학 문헌을 살펴보면 구취의 병인으로 위, 폐, 간의 열증 특히, 위열(胃熱)증을 주요한 병인으로 거론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그런지 저자의 구취클리닉을 찾아온 환자들 가운데는 자신의 구취의 원인이 속에 열이 있어 위장으로부터 냄새가 올라온다고 인식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한의원에서 진단을 직접 들은 경우도 있겠고, 인터넷이나 메스컴의 의학정보를 염두에 두고 짐작한 경우일 것이다.
  물론 위열증이 주요한 병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다른 원인의 경우도 적지 않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한, 위열증이 주요한 병인으로 작용하는 경우라도 이것이 위장에서 열기로 인하여 냄새가 위에서부터 식도를 거쳐 올라오는 경우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한 예로 설태가 두텁게 쌓이게 되는 것은 혀위의 실유두가 길어져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내부적인 부조화가 위열과 관련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저자는 얼마전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구취클리닉을 찾은 환자들의 한의학적 진단유형을 분석하는 연구를 시행한 적이 있다. 이 가운데 열이 얼마나 관여되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입마름의 정도, 상열감, 변비, 오한, 손발의 찬느낌, 설사 등의  6개 항목을 위주로 세부적인 15개 문항으로 구성된 한열변증설문지라는 것을 통해서 최근 1달간 나타난 증상의 변화를 조사하였다.

구취 환자에 대한 한열변증 분석 결과, 구취측정(halimeter) 수치와 구취의 심한 정도(VAS)의 점수가 열증(熱證)과 관련된 문항값, 범주평균값 및 가중치범주평균값과 오히려 역상관관계를 나타내어 열의 속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은 결과를 얻었다. 이것은 구취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유발 원인을 고려하여 열증을 비롯한 다른 진단유형의 가능성을 고려하여야 함을 시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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